한때 같은 대학교 학과를 다니며 절친이었던 친구녀석의 장례식을 다녀온 후 몇년을 함께 지내왔음에도 제가 평소 알지 못하는 고민들이 있었다는 사실에 대해 저 역시도 아직까지 미안하고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자살이라는 것에 대해 친구가 그동안 얼마나 큰 고민들을 하며 살았을까 생각해보면 마지막 장례식에서는 어쩌면 웃으면서 보내줘야 하는 것이 친구로서의 마지막 도리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급작스런 사고로 돌아가신 분들의 장례식장 분위기도 비통하기는 하지만 자살로 생을 마감한 분들의 장례식장 역시 말할 수 없는 비통함이 숨어 있는 듯 합니다.
게다가 자녀의 자살로 인한 장례식은 말해 무엇할까요.
제 3자인 친구로서 느끼는 슬픔이라는 것은 사실 가족분들의 슬픔에 비할 수 없을 정도 일텐데도 너무나 가슴아픈 일입니다.
친구의 장례식장 분위기도 마치 얼음장 같았네요.
조심스럽고 또 조심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실컷 울지도 못하고 누구를 원망할 수 도 없는 분위기였습니다.
그리하여 사실상 장례식 절차는 제대로 진행되지도 못했습니다.
장례식장도 그렇지만 생각해보면 우리 사회 자체가 아직까지도 자살이라는 말을 공공연하게 말하기가 조심스러운 것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인 듯 합니다.
가족 중에 자살을 하면 괜히 더 쉬쉬하게 되고 타인에 의해 가족들이 또 다른 상처를 받지 않을 까 염려되기도 한다고 하더라고요.
이런 사실을 알기 때문에 자살을 한 친구의 장례식 조문을 가는 저희들의 마음도 참 무거웠습니다.
그렇지만 친구의 마지막을 지켜주는 것이 도리라는 생각은 여전히 변함이 없네요.
주변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가족 중에 자살을 하면 장례식을 안 치르는 경우도 많다고 하더군요.
대부분 이런 선택을 하는 사람들이 또 마음이 약하다 보니 유서에 본인의 장례식을 치르지 말아 달라고 하는 경우도 많다고 하네요.
저 역시 마지막 고인의 부탁을 들어주는 것 또한 그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친구의 장례식은 사실 빈소가 따로 마련되지는 않았습니다.
가족장으로 진행된다는 이야기를 알음알음해서 듣고 평소 친했던 친구들과 모여서 함께 갔던 것이었죠.
물론 유족분들께 누가 되지 않을 까 생각도 했지만 그래도 저희로서는 친구를 위한 마지막 마음을 전하고자 하였네요.
다행히 가족분들께서도 허락을 해주신 것이구요.
요즘은 사실 이런 경우가 워낙에 많다보니 자살을 한 고인의 유서대로 장례식을 진행할 지 혹은 절차대로 장례식을 진행할지 고민을 하시는 분들이 많다고 하더라고요.
사실 정해진 원칙이 있는 것은 아니고 조문객을 받든 그렇지 않든, 빈소를 차리든 차리지 않든, 장례를 하루에 끝내든 며칠에 걸쳐 하든 그것은 온전히 유족 분들의 선택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원래 미안한 사람은 어떻게든 거절하려하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고 또 해주고 싶은 사람은 뭐든지 해주고 싶은 게 사람의 마음이니까요.
남아있는 가족분들의 행복을 빌어주며 또 미안해하고 걱정 하며 친구 역시 떠났네요.
힘든 일이지만 남아있는 가족분들이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떠난 자에 대한 최고의 장례가 아닐 까 생각합니다.
비록 자살이라는 최후의 선택을 했지만 저 세상에서도 가족 여러분의 행복을 빌어주고 있을 아들, 딸, 엄마, 아버지에게 슬프지 않은 장례식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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